한번도 무언가를 열심히 해 본 경험이 없었고 학창시절 공부에도 최선을 다하지 않았기 때문에 학교에 대한 아쉬움이 남아있었습니다. 그리고 대학 전공이 나에게 맞지 않는 거 같다는 고민을 대학생 내내 하다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편입 도전이 어쩌면 입시에서의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고 이 기회를 놓치면 두고두고 후회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정해진 틀에서 벗어나는 것과 나이에 대한 강박도 심해 여태 아무 도전도 하지 못하고 지냈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스스로 깨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습니다. 따라서 전공을 바꾸고 싶은 마음과 스스로에 대한 도전 의식으로 편입을 준비하게 됐습니다.
편입 시작 시점의 나의 베이스
전적대는 국숭세단 라인이었고 수학과 영어는 원래 흥미있어 하는 과목이었어서 베이스가 아예 없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영어는 감으로 푸는 편이라 실력이 일정하다고 느끼지 못했고 특히 문법에 취약했습니다. 그리고 언어적 센스가 약간 떨어지는 편이라 논리파트에 많이 약했습니다. 수학은 고등학교 진도까지는 채워져 있어 미분 적분까지는 할 줄 아는 상태에서 시작했습니다.
학습 노하우(영어)
저는 영어를 감으로만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수능으로 따지면 1-2등급 정도의 실력이었지만, 정확하게 알고 확신에 의해 답을 택하는 일이 잘 없었고 단어 실력이 부족했습니다. 자연계 편입이라 문법에 투자할 시간이 많이 부족했기에 3월에 시작하며 소화해야 하는 문법량이 버겁기도 했습니다. 이 많은 내용을 다 안다는 것이 가능할까 의심도 많았고, 고등학교때 배우는 문법의 깊이와는 차원이 달라 겁도 많이 먹었었습니다. 저는 암기를 못하는 편이라 어떻게 이걸 극복해야 할지 많이 고민했습니다.
처음부터 무작정 외우기 보다 노트에 정리해 여러 번 반복해서 읽으며 자연스럽게 외워지도록 하는 법을 선택했습니다. 아이패드에 매일 수업을 듣고 그 날 정리를 하고 반복해서 읽었고, 후반부에는 문제를 풀면 오답노트를 쓰고 옆에 해당 부분의 문법 개념도 보충하며 빈 곳을 채워 나갔습니다. 이렇게 각 잡고 암기를 하려 한 적은 거의 없고 시험 치는 1월까지 계속 노트만 반복해서 보면서 자연스럽게 체득되도록 했습니다. 논리 과목에 가장 취약한 편이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단어와 문장의 뉘앙스를 느끼려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이 또한 노트 정리를 통해 반복해 읽으며 이런 문장에는 이런 단어가 어울린다는 것을 학습해갔습니다.
논리는 스킬도 중요하기 때문에 빠르고 정확하게 풀기 위한 연습도 많이 했습니다. 저는 상위권 대학만 목표로 했기 때문에 난이도가 있는 독해 지문을 처음에는 시간 재지 않고 풀다가 나중에는 시간 재고 푸는 연습을 많이 했습니다. 상위권 대학 독해지문은 난이도가 높아 어쩔 때는 해석본이 더 어렵게 느껴지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럴 땐 영어 그대로 받아들였고 깊게 이해하기보단 크게 크게 이해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과생이라 경제, 철학 분야의 지식이 부족해 지문을 받아들이는데 가끔 어려움도 느껴 유튜브로 관련된 영상을 찾아봐 이해도를 높이려는 노력도 했습니다.
학습 노하우(수학)
편입 수학의 방대한 양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절대 포기하지 않는 힘, 꾸준함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수학 베이스가 없는 편이 아니었는데 너무 많은 양에 매일 매일이 고비였습니다. 여태 수학은 암기가 아니고 이해해서 푸는 거라고 굳게 믿어왔지만, 편입수학은 하나하나 다 이해하고 넘어가기엔 물리적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저런 마음은 버리고 일단 암기를 베이스로 두어야 합니다. 일단 수학도 무조건 노트정리가 중요합니다. 3월 시작부터 12월까지 단 하루도 그 날 수업의 노트정리가 밀렸던 적이 없습니다. 밀리는 순간 끝이라고 생각했고 그 날의 수업 내용은 무조건 다음 수업 전까지 완전히 익히고 들어간다는 마인드로 공부했습니다. 수업 내용 노트 정리, 숙제하기, 교재 다시 풀기, 워크북 풀기 이렇게 4개는 무슨 일이 있어도 해내려 노력했습니다.
편입수학은 워낙 양이 많이 휘발성이 강하기 때문에 이정도는 반복해주어야 기억에 조금 더 오래 남아있었습니다. 저는 선형대수가 어렵게 느껴져 종합반을 들으며 인강도 추가적으로 구매해 병행했습니다. 편입 수학은 누가 시험장에 기억을 많이 살려서 가느냐의 싸움이기 때문에 9월-10월부터는 빈 부분을 채워 넣는데 집중해야 합니다. 10월에 추석이 지나고 기출을 풀기 시작했는데 이때 실력이 확 오르는 것을 느꼈습니다. 시험 볼 학교의 기출을 5-7개년치 정도 풀며 스타일을 익혔습니다. 매번 기출을 풀때마다 걸린 시간, 체감 난이도, 오답과 그 개념을 노트에 정리하며 언제라도 그 노트를 보면 풀 때의 기억이 떠오르게 했습니다.
옆 공간에 이 학교 시험지를 풀 때 어떤 마음가짐으로 해야 하는지도 상세히 적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편입 시험장에도 이 정리노트만 들고가서 시험 직전까지 봤습니다. 수학은 3월부터 11월말까지 새로운 진도를 나가기 때문에 지치는 순간도 많습니다. 수학을 좋아해보려는 노력과 일단 하루하루를 버티면 마지막에 뭐라도 된다는 마음가짐으로 이겨내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나만의 월별 학습계획
영어 초반에는 모의고사를 보면 70-80점대가 나왔습니다. 당시에 문법이 가장 부족했기에 3월-5월에 문법 공부가 영어 공부의 7할 정도를 차지했습니다.
6월부터 8월까지는 문법 문제를 풀며 개념을 다시 채워나가고 논리에 조금 더 힘썼습니다.
9월 이후로는 자연계 특성상 영어에 투자할 시간이 확 줄어 영어는 수업을 열심히 듣고 오답을 하는 정도로만 유지했습니다. 단어는 3월부터 이동시간에 매일 1-2시간씩 공부했고 마지막까지 단어를 놓지 않았습니다. 파이널때는 지원 대학의 기출을 풀며 학교 스타일에 맞춰 사고방식을 정해두었습니다. 특히 영수 통합형 기출을 풀 때는 영어를 최대한 빠르고 정확하게 풀어 수학을 푸는데 시간을 확보하려 노력했습니다. 수학 종합반을 다니면서 3-5월에 미분적분을 들었는데 가능하다면 4월까지해서 두 달 동안 미분 적분을 끝내는 것도 좋을 거 같습니다. 여름부터 선형대수가 들어가면서 이해해야 하는 파트가 많아 노트 정리에 더욱 힘을 썼고, 선형대수 파트에 부족함을 크게 느껴 인강도 추가로 결제해 들으며 극복했습니다. 이후 다변수 진도를 나가면서 다시 미분 적분의 복습도 시작해 맞물리게 해줬습니다. 공학수학을 배우면서 계속 선형대수도 복습하여 까먹지 않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기출은 남들보다 약간 늦게 10월 중순에 시작했지만 저는 오히려 이 선택이 저한테 잘 맞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느정도 채워진 상태에서 기출을 풀면 바로바로 빈 부분이 어디인지 파악이 가능해 빨리 채워 나가는데 도움이 됐습니다. 10월 중순에 시작해도 첫 시험 전까지 2달이 있었고 시험 마무리까지 3달 정도의 시간이 있었기에 시간이 크게 부족하게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수학은 문제를 보고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생각이 바로 떠오르도록 준비했고 그것도 어려운 문제는 푸는 방식을 외워 버리기도 했습니다.
모의고사 및 기출문제 풀이 전략
모의고사 대비로 영어는 단어와 문법, 수학은 배운 곳까지의 개념정리만 했습니다. 처음에는 모의고사에 너무 일희일비하여 기분이 많이 다운되기도 업되기도 하였는데 필요 없는 감정 낭비였습니다. 모의고사는 점수에 절대 연연해할 필요가 없다고 느껴 시험장에서의 압박감을 연습해본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했습니다. 저는 모든 시험에서 긴장을 심하게 해 실수를 많이 하는 스타일이라 1년 내내 모의고사를 빠짐없이 보면서 시험 두려움을 없애는데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기출을 풀며 노트 한권에 푼 시간, 체감 난이도, 오답과 관련 개념을 쭉 정리해 시험장에서까지 저 한권만 계속 보며 해당 학교 시험을 볼 때는 어떤 마음가짐으로 해야 하는지 로직화를 시켰습니다. 마지막에는 답을 외워 푸는 문제들도 따로 쭉 정리하여 바로바로 답이 튀어나오도록 대비했습니다. 기출은 5-7개년을 풀었고 최소 2번은 반복해서 풀었습니다. 기출풀이를 막 시작할 때의 실력과 시험 지전에 다시 풀 때의 실력이 하늘과 땅 차이이기 때문에 시험 날짜에 따라 기출 풀이 일정을 잘 짜서 첫번째 풀 때와 두번째 풀 때의 텀을 길게 두어 푸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장 최근 기출은 시험 3-5일 정도 전에 풀도록 남겨두었습니다. 기출을 풀 때는 시간을 더욱 타이트하게 잡고 연습했고, 적당한 긴장감을 갖고 풀기위해 노력했습니다.
나의 지원전략과 합격당락에 가장 중요한 것
저는 화학과만을 목표했기에 별다른 지원전략은 없었습니다. 합격 당락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필기시험 점수라고 생각합니다. 학점도 서류도 필기시험 점수를 이길 만큼의 힘은 없다고 느꼈습니다. 일단 1차 안에 들려면 필기를 잘 보아야하기 때문에 자연계는 수학 실력을 끌어 올리는 것에 목숨을 걸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경희대를 최종 등록했습니다. 1차 합격, 최초합격, 최종합격의 경우를 보았을 때 수학 실력이 어느정도 뒷받침되어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자연계는 영어를 마지막에 아예 놓기가 쉬운데 끝까지 단어라도 잡고 있었기 때문에 영어를 보는 학교에도 합격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시험을 치러 다니기 시작하는 12월부터 몇 학교를 치고 나면 오히려 긴장이 풀려 공부에 소홀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나태해지지 않기 위해서 마지막 시험이 있는 1월 중순까지 매일 학원 자습실에 나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공부한 것이 후반부 시험들 결과에 좋은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합니다.
슬럼프 시기와 극복방법
저는 슬럼프가 크게 6-7월과 9월 두 번 왔습니다. 먼저 여름에는 더위로 인해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기도 하고 수학도 선형대수를 나갈 때라 어려워서 몸도 마음도 많이 지쳤던 거 같습니다. 저는 힘듦을 인지하는 순간 너무 깊게 빠질 거 같다는 생각이 들어 일단 힘듦을 인식하지 않으려 노력했습니다. 매일 똑같이 학원에 나가고 공부하고 너무 힘들다 싶으면 집에 일찍 와 충분히 휴식을 하고 다음 날 더 열심히 공부했습니다. 잘 안되는 날은 계속 붙들고 있어봤자 실질적으로 머리에 남는 건 없고 시간만 흐르는 거라고 생각해 과감하게 휴식을 취했습니다. 9월에는 찬바람이 불어오니 갑자기 시험이 성큼 다가왔다는 생각에 불안감이 커져 슬럼프가 왔습니다. 불안감에 대한 해결방법은 일단 뭐라도 공부를 해서 스스로 앞으로 나아가는 느낌이 들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잠깐 신나는 음악을 크게 듣고 기분 전환을 한 후에 다시 공부하기를 반복했습니다. 그 이후로는 잠시 힘들어져도 너무 바쁘기 때문에 감정에 매몰되어 있을 시간이 없어 자연스럽게 넘어가졌던 것 같습니다.
기억에 남는 편입 관련 에피소드
저는 7-8월에 모의고사 성적이 가장 높게 나왔습니다. 하지만 저는 여태 항상 최고치를 찍고 나면 바닥으로 훅 떨어지는 경험을 해왔는데 이번 편입 공부에서도 피해갈 수 없었습니다. 9월에 성적이 훅 떨어지고 11월까지 크게 상승하지 못해 이러다가 결국 합격을 하지 못하는 것 아닌가 걱정이 컸습니다. 저는 안될 것 같으면 미리 포기를 쉽게 하는 스타일이었고 한번도 저렇게 바닥을 찍었을 때 딛고 올라오는 경험을 해보지 못했었습니다. 하지만 이번만큼은 달랐으면 했고 스스로를 믿어 보기로 했습니다. 학원 모의고사가 11월이 마지막이었기 때문에 점수를 회복했는지 유무는 시험장에 갈때까지 몰랐습니다. 주변에 N수생 친구들이 많았어서 마음가짐에 대한 조언을 많이 얻으며 그저 시험장에서 포텐을 터트리면 된다는 생각 하나만으로 계속 했더니 좋은 결과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감사의 인사 / 후배 하고 싶은 말
누구보다 저를 믿어주고 응원해준 가족들, 친구들, 선생님들에게 가장 감사한 것 같습니다.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부족한 상태에서 남들이 나를 믿어주는 힘에 의지해 이겨나간 적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남들 말에 잘 휘둘리고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 사람이라면 편입 공부만큼은 학원에 혼자 다니며 열심히 하시기를 추천 드립니다. 편입이 생각보다 긴 시간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감정적으로 예민해지는 순간들이 많을 겁니다.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라 생각하고 너무 먼 미래까지 걱정하고 고민하지 말고, 그저 오늘 하루를 버틴다 이겨낸다 해낸다 라는 마음가짐으로 1년을 보내다 보면 끝이 오는 것 같습니다. 내가 최대한 덜 지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알고 스트레스 푸는 방법을 찾아 1년을 잘 달리시길 바랍니다.
김영편입 가장 많이 도움이 된 것
자료와 정보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3월부터 1월 중순까지 학원 안에서만 공부를 했는데 같은 공부를 하는 학생들이 모여있으니 자극도 되고 내 위치를 바로 알 수 있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가장 도움이 된 건 모의고사였던 것 같습니다. 1년 내내 모의고사를 보아도 첫 시험장에 가면 떨립니다. 하지만 모의고사를 제대로 보지 않고 시험장에 갔더라면 이것 이상으로 긴장이 되어 결과가 좋지 못한 시험들이 많았을 것입니다.